(사진: 7월 18일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대법원 선고 기자회견에서 소소부부를 비롯한 승소한 이들과 자리에 함께한 이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행성인 7월 활동소식을 전합니다.
여름의 한복판을 향하는 7월에는 대전과 제주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더위와 폭우도 마다하며 행성인 회원들은 부스와 행진에 참여했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프라이드 엑스포에는 부스를 운영하며 일터가이드북을 신청받고 '트랜스 프렌들리 에티켓'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7월에는 중요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7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에 대한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상고를 기각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동성 부부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고, 동성 동반자 집단에 대해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취급은 합리적 이유 없이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을 차별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해당 판결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동성 부부의 법적 지위와 권리를 인정한 판결로, 혼인평등의 당위를 강조하며, 동시에 보편적인 복지제도에서 다른 가족형태를 제외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는 점에 역사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단체 내부에서는 정기회원모임으로 수리상점 곰손과 함께 무지개빛깔 모스큐브 만들기를 진행하고,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한의사/한의대생 모임 '홍진단'과 함께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일 한의진료소 2회차를 진행했습니다. 성소수자의 건강을 살피면서도 생태계를 이야기나누고 기후정의를 위한 일상의 실천을 이야기하는 자리들이었습니다.
행성인 월간 활동 스케치
대전퀴어문화축제/제주퀴어프라이드
7월 6일, 13일 각각 대전과 제주에서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되었습니다.
처음 열린 대전퀴어문화축제에서는 구도심의 포인트를 잇는 경로에서 많은 시민여러분들이 행렬을 환영하고 손흔들어줬습니다.
2년 만에 개최된 제주퀴어프라이드는 서귀포시에서 진행하며 바다를 배경으로 제주의 정취를 느끼게 해줬습니다.
동성배우자의 피부양자 지위 인정 대법원 판결
2024년 7월 18일 오후 2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동성 부부의 법적 지위과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었습니다. 물론 이 날의 판결은 사회보장제도로서의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지위에 한한 것으로, 앞으로 남은 과제가 많습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동성 부부를 비롯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성소수자 가족이 법제도의 바깥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동성혼 법제화가, 관계를 지지하는 많은 제도의 변화들이 필요합니다.
행성인 7월 정기회원모임
행성인 X 수리상점 곰손
무지개빛깔 모스큐브 만들기
지난 7월 25일에 정기회원모임은 수리상점 곰손에서 진행했습니다.
제로웨이스트의 실천에 대해 생각해보고 모기와 관련한 퀴즈를 풀면서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직접 모스큐브까지 만들어 실용성도 챙기는 알짜배기 모임이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에 대한 판결 이후 많은 기사가 나왔습니다.
승소로 들뜬 상황들이 지나고 언론들도 차분하게 판결의 의의를 살피면서 변화와 이후의 과제를 짚어내는 기사들을 내고 있는데요.
7월 30일 한국일보의 기사 '"동성커플 건보 신청하다 아우팅 당할라"... 대법 판결에도 현실의 벽은 높다'는 판결의 의의와 한계를 짚습니다. 이번 승소는 사회보장제에 생긴 작은 교두보일 뿐, 동성혼 관계를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기사는 일상생활에서는 동성커플의 권리가 없다고 말하며, 장례, 상속, 병원 등 생애주기에 걸쳐 일상 곳곳에 누려야할 복지와 사회보장제들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산재해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7월 23일 연합뉴스에서 나온 '"혼인신고 제출합니다"…건보 판결 이후 동성커플 '기대감''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판결 이후 동성 커플들의 기대가 높아졌음을 알리는 기사는, 지자체에 접수된 혼인신고 횟수가 높아지고 있음을 말하며 설령 법원이 동성혼을 인정한 것이 아니고, 여전히 혼인신고서가 수리되지 않을지라도, 이런 시도들이 정체성을 알리고 통계로 남기는 일이라는 의미를 둡니다. 결국 이번 판결이 동성혼이 인정되는 주춧돌이 되리라는 점을 강조하지요.
두 기사는 같은 사안일지라도 언론의 방향과 문장들이 향하는 방향에 따라 독자에게 다른 반응과 의미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흥미롭게 비교할 수 있는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에 기반한 객관적인 분석이 현실을 냉정하게 읽는데 도움이 되면서도, 작은 변화의 힘은 많은 이들의 삶에 큰 동력이 되고 또 다른 변화의 물꼬를 낼 수 있습니다.